저녁에 버스를 타고 퇴근하는 길이었습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그날은 빈 자리가 많아서 버스 안은 조용한 상태였습니다.
나는 버스 중간 쯤에 있는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경락마사지를 하는 제 업무상 항상 밤10시가 넘는 시간에 버스를 타고 퇴근을 합니다.
물론 이따금 일찍 퇴근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밤10시를 넘겨서 퇴근합니다.
물론 막차를 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때로는 막차를 타기위하여 뜀박질도 합니다.
뜀박질을 하다보면, 얼마 못가서 숨이 턱에 까지 차오르고, 다리가 후들거림을 느낌니다.
편하게 달리는 것이 아니라, 시간안에 정류장에 도착해야한다는생각이 오히려 몸에 무리를 주는 것 같았습니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서는 한참을 숨을 추스려야 합니다. 입에서는 단내가 납니다.
이렇게 버스를 타고 다니다 보면, 여러가지 상황을 만나게 되고, 여러 류형의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그런 가운데서 제 삶을 돌아보게 되고, 제 생각을 알게 되고, 제 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이런 일들 중에서 마음에 담아 둔 이야기들을 하고자 합니다.
그날 제가 탄 버스가 한 버스정류장에 멈추었을 때, 어린 여자 아이가 어머니와 함께 버스에 올랐습니다.
버스를 타는 여자아이의 모습과 행동이 산만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여자아이를 살펴보았습니다.
얼핏 보기에 여자아이가 지체부자유 상태임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어머니 보다 먼저 버스에 올라 오면서여자 아이가 운전기사 아저씨를 보면서,
"안녕하세요!"하고 소리치면서 인사를 꾸벅했습니다.
그날 기사 아저씨도 늦은 시간이라 몹시도 피곤한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타고 오는 동안에도 얼굴에 표정의 변화를 읽을 수 없을 만큼, 무표정한 모습으로 운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표정도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그냥 운전석에 앉아 있던 아저씨는 갑작스러운 여자아이의 인삿말에 무어라 대꾸도 하지 못했고, 아이를 향해 미소를 짖지도 못했습니다.
나도 아이의 그런 행동에 잠시 어리둥절한 상태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자아이는 인사를 한 다음, 기사 아저씨나 다른 사람들이 바라보는 것을 의식하지 않은 채, 씩씩한 모습으로 빈 자리를 찾아서 앉는 것입니다.
그제서야 기사 아저씨와 다른 사람들은 아이의 인사가 가져다 준 포근함을 느끼기 시작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의 뒤를 따라 버스에 올라온 어머니가 기사아저씨에게 자기와 아이의 버스요금을 계산하겠다고 하면서 카드를 꺼내자, 기사 아저씨가 손짓으로 그냥 타시라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표정은 피곤해서 무뚝뚝한 상태였지만, 아이의 인사로 마음이 푸근해진 것을 아저씨의 손짓에서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고맙다고 하면서 몇번 아저씨에게 감사의 말을 하였습니다.
어머니와 아저씨가 그러는 동안, 아이는 무엇이 신이 나는지 연신 노래를 부르고, 어머니에게 빨리 자리에 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자기에게 오자, 자기 뒷자리를 가리키며, 어머니에게 앉으라고 어머니 손을 잡고 끌었습니다.
참 보기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제가 느낀 점은 아이가 자신의 행동을 조금도 어색함이 없이 즐거움 속에서 한다는 것입니다.
"안녕하세요!"란 말과 인사를 할 때도 아이는 정말 즐겁게 하였습니다. 그 즐거움이 바로 우리들 마음에 전달된 것입니다.
무엇을 생각하고 한 행동이 아닌 단순한 말 "안녕하세요!" 한마디가 이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푸근하게 하는 것은 정말 기적이었습니다.
이러한 기적은 우리 주위 어디에서나 언제나 일어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러한 기적을 나도 일으킬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나에게 그런 깨달음을 안겨준 아이에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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